🖼 명화 감상 패러디 < 얀 반 아이크 - 아르놀피니 결혼(1434) >

2022. 12. 7. 01:04카테고리 없음

🖼 명화 감상 패러디
얀 반 아이크 - 아르놀피니 결혼(1434)
JAN VAN EYCK - THE ARNOLFINI MARRIAGE (1434)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은 얀이 이룩한 회화적 성과가 집결됐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 기법은 유화 기법과 관계가 깊다. 그가 살던 시대까지 회화는 주로 채색 안료를 계란이나 물에 혼합한 템페라로 그려졌다. 템페라는 그림을 그리는 패널에 대한 접착력이 좋고 밝은 색조를 내는 데 용이하나 물감이 빨리 마른다는 단점이 있었다. 에이크 형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기름에 안료를 혼합하는 유화 방식을 개발했는데, 유화 물감은 색조의 미묘한 농담과 점진적인 색채 변화를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 정교하고 미묘한 변화까지 표현해 내는 얀의 색채 기법은 유화 물감을 사용하면서 터득한 것으로,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에서는 완벽한 유화 기법을 통해 빛과 원근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기교를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 얀은 화면과 정확히 평행을 이루는 벽면 너머에 소실점을 두어 보는 사람들이 화면 속에 묘사된 방 안에 들어온 느낌을 받게 했다. 이런 구성은 관람자들이 마치 부부의 결혼식 증인으로 참석한 듯한 효과를 준다. 또한 방 안에 놓인 사물 하나하나에 도상학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예컨대 부부의 포개진 두 손은 결혼을 의미하며, 발치에 있는 강아지는 결혼에 대한 충실함을, 샹들리에에 불이 켜진 양초가 하나인 것은 신혼부부(혹은 그리스도를 의미한다)임을 의미한다. 가운데 볼록 거울에는 부부 외에 제3의 관찰자가 비치는데, 그는 결혼식에 참석한 증인 혹은 신부, 화가 자신, 혹은 관람객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