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화 감상 패러디 < 에두아르 마네-올랭피아 >

2022. 12. 5. 03:54카테고리 없음

🖼 명화 감상 패러디
에두아르 마네-올랭피아
Édouard Manet-OLYMPIA (1863)

〈풀밭 위의 점심식사〉로 낙선전의 악명 높은 스타가 된 마네는 1865년 살롱전에 출품한 〈올랭피아〉로 인해 〈풀밭 위의 점심식사〉보다 더 심각한 조롱과 비난에 휩싸이게 된다. 운 좋게도 이 그림은 낙선율을 낮추기로 한 살롱전의 방침에 힘입어 가까스로 입선이 되긴 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이 작품을 훼손하려 덤벼들자 막대기로도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비난은 〈풀밭 위의 점심식사〉와 비슷했다. 누드에서 입체감이 사라져 그림의 기본조차 안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더 공분을 산 것은 이 그림이 한 창녀의 ‘나른한 업무 시간’을 묘사하고 있다는 데 있었다. ‘올랭피아’는 파리의 고급 창부들 사이에 인기 있는 예명인 ‘올랭프(olympe)’를 연상시켰다. 1848년에 발표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에 등장하는 매춘부의 이름도 올랭프였다.

〈올랭피아〉의 모델은 〈풀밭 위의 점심식사〉의 모델이기도 했던 빅토린 뫼랑(Victorine Meurent)이다. 이상화된 몸과 전혀 상관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몸매로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예의 그 빤빤하고 노골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는 올랭피아는 카바넬이나 부그로의 그녀들처럼(알렉상드로 카바넬 〈비너스의 탄생〉,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 〈비너스의 탄생〉 항목 참조) 수줍은 관람객을 배려할 생각이 전혀 없다. 한 손으로 자신의 음부를 가린 그녀는 그 ‘가림’으로 인해 오히려 더 끈적한 시선을 유도한다. 이런 자세는 서양 미술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통적인 것이었으며, 특히 마네는 이탈리아 여행 중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본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참조했다.

그녀의 발치에는 흑인 하녀가 서 있는데, 막 손님이 오셨음을 의미하는 꽃다발을 한 아름 들고 있다. 화면 오른쪽 끝에는 어두운 배경에 묻혀 번쩍하는 눈이 아니었다면 눈치 못했을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치켜세운 채 서 있다. ‘암고양이’는 당시 프랑스에서 성기나 매춘 등을 암시하는 은어였다. 나폴레옹 3세 시절 파리에는 공식적으로 5,000명, 실제로는 어림잡아 약 12만 명의 매춘부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파리 인구가 170만 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의 여성들이 몸을 팔아 생계를 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점잔과 위선을 구분하지 못한 파리 시민들은 공적인 장소에서 저토록 노골적인 장면을 보면서 ‘정든 유곽’의 기억을 떨쳐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